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랜만입니다.
요즘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막상 또 하나하나 설명하려니 너무 하찮은 것 투성이라 차마 글은 못 쓰고 있다가...
어제 또 나름대로 큰 이벤트를 치루고 와서 백만년 만에 접속을 해봤습니다.
네, 맞습니다.
야구장 직관을 갔다 왔구요,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강민 선수를 이 두 눈으로 목격하고야 말았습니다.
등판에 새겨진 0이라는 숫자가 어찌나 무겁게 느껴지던지요.
SNS에는 하루종일 어제 경기 영상이 떠돌아다니고
제목과 댓글에는 '이게 낭만 야구다' '감동적이다' 같은 이야기들이 넘쳐나지만...
사실 이걸 낭만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아직도 이적 기사를 처음 마주한 아침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는 입장에서
그런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상처가 쓰라린 탓일까요.
그래도 라인업에 없던 이름이 등장하고, 타석이 아닌 외야 중앙에서 처음 그 모습을 보게 됐을 때
저를 비롯한 주위의 모든 분들이 일어나 이름 석 자를 연호하던 모습에
한 편으로는 묘하게 위안이 됐습니다.
경기는 이미 너무 벌어져 만루홈런을 쳐도 역전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더이상 아무도 승패를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모두 한 명만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요.
신인 선수의 멋진 역투, 경쾌한 타격, 그리고 그 자리를 물려 받은 차세대 중견수의 마무리까지
이적 후 첫 타석으로는 꽤 멋진 장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속으로는 눈물을 쏟고 있었지만...
물론 김강민이 치고 최지훈이 잡는 장면을 청백전이 아닌 정식 경기에서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 영상은 몇 달 후에나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엄두도 나질 않네요.
언젠가 구단 유튜브 영상에서 야구를 추하게 붙잡고 있는 순간이 오면 은퇴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는데,
얼마 전 경기 하이라이트에서 수비하시는 모습을 보니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부디 보란듯이 이겨내고 가장 높은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짐승의 야구를 언제까지나 응원합니다.
자 이제 야구 외적으로는 어떻게 지내고 있었냐.
놀라울 정도로 평범하고 심심하지만 나름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코로나 시국을 지내면서 사회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바람에
새 친구를 많이 사귄다거나 그러지는 못했고,
요즘은 생각보다 공부가 재밌어서 과제하고 복습하면서 시간을 쏠쏠하게 때우고 있습니다.
때때로 학교 생활을 조금 더 알차고 적극적으로 보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강박감이 덮쳐오긴 하지만,
복학해서 첫 학기는 제 나름대로의 템포를 찾는데 조금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직관도 가고, 책도 읽고, 취미도 즐기면서요.
여러분도 만약 저처럼 잠시 예기치 못한 과도기 혹은 휴식 아닌 휴식기를 보내고 계시다면,
시간을 보람차게 써야 한다는 압박감은 잠시 내려두고
그 공백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줄입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글은 조금 더 실속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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