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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드라마

드라마 추천 - 한국 드라마 편

저는 드라마를 꽤 좋아합니다.

물론 영화, 뮤지컬, 오페라 등 모든 문화 생활을 즐기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드라마는 접근성 등의 이유로 자주, 다양하게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즐겁게 본 '한국 드라마'들을 좀 추천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들어가기에 앞서 제 드라마 취향을 좀 설명드리자면,

제가 주로 보는 장르는 로맨스나 추리/미스터리입니다.

이게 무슨 극단적인 취향이냐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원래 제 취향이 좀 많이 뒤죽박죽입니다.

 

그리고 사실 예전에는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정말 많이(하물며 100부작이 넘어가는 아침드라마들까지) 봤었는데,

요즘은 많이 보지 못하기도 하고,

원래도 한 작품을 끝까지 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하는 드라마는 주로 제가 끝까지 본 작품들 위주로 다룰 예정입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참고: 스포일러는 거의 없을 예정이지만, 정말 미약한 스포도 싫으시다면 작품 제목만 간단히 보시고 넘어가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로맨스 드라마]

 

1.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출처: JTBC

JTBC 드라마

연출: 한지승, 장지연

극본: 한가람

원작: 이도우

출연: 박민영, 서강준, 문정희 외

 

제가 처음으로 대본집까지 샀던 드라마입니다.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대본집이기도 하구요.

저는 자극적인 컨텐츠를 좋아해서 솔직히 처음에는 중간에 보다가 말 줄 알았는데,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서 마지막 두 회차는 본방을 챙겨보기까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박민영 배우님을 좋아해서 보기 시작했지만, 막방 즈음엔 출연하신 모든 배우님들을 좋아하게 된 드라마였고,특별한 사건사고 없이(아예 없는 건 아니라지만 제가 기존에 보던 장르에 비교하면...) 전개되는 이야기가 얼마만큼의 흡입력을 가질 수 있는지 다시 보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그만큼 잔잔하지만 계속 보게 되고, 겨울이 되면 문득문득 생각나는 드라마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문정희 배우님이 연기하신 '심명여'라는 인물을 참 좋아합니다.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생략하겠지만,연출/연기/극본 삼박자가 다 맞아떨어져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이 탄생한 것 같습니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알맹이 없이 가볍지도 않은 작품입니다.요즘 같이 쌀쌀한 날씨에 어울리는 드라마이니, 시간 나면 한 번 쯤은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색감이 너무 예뻐서 스틸컷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2. 쌈 마이웨이

 

출처: KBS

KBS 드라마

연출: 이나정, 김동휘

극본: 임상춘

출연: 박서준, 김지원, 안재홍, 송하윤 외

 

제가 시험 기간에 정주행한 드라마라 더 재미있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태양의 후예]를 통해 김지원 배우님을 알게 되어 시청하게 된 작품인데, 

이 드라마를 보고 더 좋아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우선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와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로맨스도, 코미디도 적절한 비중으로 섞여 있고, 중간중간 '청춘'이라는 주제에 맞게 조금은 무거운 장면들도 등장하곤 합니다. 단순히 로맨스만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코드들이 많아 저를 비롯한 시청자들에게서 호평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사실 드라마 속 '주만'이라는 캐릭터가 여러 의미로 논란이 됐었죠...

하지만 현실에 진짜 있을 법한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좋은 배우님들이 연기해 주셔서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에 현실성을 더욱 부여해 준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3. 시를 잊은 그대에게

출처 : TVING

TVN 드라마

연출: 한상재, 오원택

극본: 명수현, 백선우, 최보림

출연: 이유비, 이준혁, 장동윤 외

 

이 작품은 소개할 계획이 없었는데, 글을 쓰는 지금 다시 보고 있는 드라마라 생각난 김에 넣어봤습니다.큰 화제가 된 작품은 아니지만, 이준혁 배우님 필모그래피를 훑다가 알게 된 드라마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배우님들도 그렇고, 저는 관심이 가는 배우님이 생기면 출연작들을 쭉 찾아보고 재미있을 것 같은 작품들을 골라 보는 편인데요,

이 드라마는 방영 당시에는 알지 못하다 종영 몇 개월 후 정주행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드라마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던가, 정말 인상깊은 장면이 있었다던가, 기억에 남는 큰 특징이 있었다고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잔잔한 분위기의 작품이거든요. 근데 맨 위에서 언급했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도 그렇고 (사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보다는 훨씬 무거운 느낌의 작품입니다. 그냥 작품 전체적인 톤이나 결이 잔잔하다는 점에서 이해해주세요), 드라마 전반의 그 분위기가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습니다. 시청 후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나 누군가가 '그 드라마 어때?' 물어보면, '아 그 드라마, 그 장면이 대박이야'라는 답보다는

'분위기가 참 예뻐'라고 답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무엇보다 인물들이 뻔하지 않습니다. [쌈 마이웨이]처럼 입체적인 인물들이 각자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고, 그런 제각각의 이야기들을 '시'라는 소재가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어 부담없이, 힐링하는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그녀의 사생활

출처: TVING

TVN 드라마

연출: 홍종찬

극본: 김혜영

출연: 김재욱, 박민영 외

 

역시 박민영 배우님의 작품입니다. 전작인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제 취향이 아니라 중간에 하차했지만,

[그녀의 사생활]은 끝까지 봤는데요(사실 이 작품도 한 번에 다 보지는 못했고, 텀을 몇 개월씩 길게 두고 천천히 봤습니다.), 우선 두 주연 배우님들 케미가 굉장히 좋은 작품입니다. 드라마 색감도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느낌이라,청량하고 코믹한 분위기였던 [쌈 마이웨이]와는 다른 느낌으로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와 잘 어울리는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작품 자체가 제 취향은 아닙니다. 조금은 유치한 느낌의 장면들도 종종 나오고, 전개도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있어 (뭔가 웹소설에 나올 것 같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비슷한 이유로 부담없이 소화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달까요.

 

제가 이 작품을 추천드리고자 하는 이유는 드라마 중간중간 숨어 있는 메세지들 때문입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사가 박민영 배우님이 맡으신 '성덕미'라는 캐릭터가 전시회에 가서 했던 대사였는데요,좀 길지만 제가 워낙 좋아하는 장면이라 그대로 올려봅니다.

 

['힘들어서요. 전 힘들면 그림이 보고 싶거든요.''그림이 위로가 됩니까?''이게 좀 이상한 위로예요. 이런 날은 사실 저한테 좀 따지고 싶기도 해요. 이리저리 치이고 몸도 마음도 지치고 알아주지도 인정해 주지도 않는데 넌 꼭 이 일을 하고 싶니? 저 작품들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니?라고.''아뇨. 예술이 아무리 위대하다 한들 살아있는 사람보다 위대하겠어요. 아무리 초라해도 저 벽에 고고한 척걸려있는 저 그림들보다 난 훌륭해요. 이렇게 살아있고 난 살아가니까.']-라이언 골드(김재욱 배우님)와 성덕미의 대화 장면 중 일부입니다.

 

대사도 좋은데, 이 장면을 연기해주신 배우님들 덕분에 더욱 인상 깊게 본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좋은 대사들이 많아서,

요즘도 종종 클립을 찾아보곤 합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믹한 드라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스터리/스릴러]

 

1. 시그널

출처: 조선일보

TVN 드라마

연출: 김원석

극본: 김은희

출연: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외

 

이런 장르의 드라마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품이죠. 그만큼 임팩트 있는 드라마입니다.

제가 [시그널]의 존재를 처음 알게된 건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 위기의 회사원] 특집에서였는데,

김은희 작가님을 비롯해서 이제훈, 김혜수 배우님이 특별 출연하시면서 계속 언급이 되길래 궁금해서 찾아본 기억이

있습니다.

시놉시스를 읽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바로 다시보기를 눌렀는데, 그렇게 첫 화를 가족과 함께 보고

거의 매일 하루 두 편씩 달리면서 일주일도 되지 않아 정주행을 끝냈습니다.

덕분에 그 일주일 동안은 TV 앞에서 잠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기본적으로 무전기를 통해 과거(이재한)와 현재(박해영)의 인물들이 연결되어 각종 사건들을 해결하고,

두 시간대를 모두 살았던 인물(차수현)과의 관계 역시 서서히 바뀌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런 시공간을 건드는 작품들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항상 작품을 보거나 읽다 보면 흔히들 타임 패러독스라고 부르는 모순점이 거슬려서

'그럼 이건 어떻게 설명할 건데?'하게 되는 점 때문입니다.

 

근데 [시그널]은 시청하는 동안 너무 몰입해서 보느라 전혀 거슬림 없이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스토리라인이 탄탄하고, 배우님들의 연기도 모두 너무 훌륭해서 명작이라 불리는 것 같습니다.

 

 

 

2. 악의 꽃

출처: TVING

TVN 드라마

연출: 김철규

극본: 유정희

출연:  이준기, 문채원, 장희진, 서현우 외

 

작년에 방영한 [악의 꽃]입니다. 보들레르의 동명의 시집 [악의 꽃]과는 스토리 상으로 별 연관성이 없으나,

작가님 인터뷰를 찾아보니 해당 시집에서 영감을 받아 제목을 지으신 게 맞다고 합니다.

 

사실 이 드라마를 서스펜스/스릴러 장르로 분류하긴 했으나, 위의 포스터에 적혀 있는 '고밀도 감성 추적극'이라는 

문구에 걸맞게 로맨스의 비중도 상당합니다.

사건의 발생과 유기적으로 발생하는 인물들 간의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들도 많지만,

인간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감정들과 성장 과정 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하면 정확할 것 같네요.

멜로+스릴러+휴머니즘... 여러 장르와 테마가 섞여 있는 작품입니다.

 

우선 스토리가 정말 탄탄합니다. 결말 부분에서는 갑론을박이 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저로서는 클리셰적인 결론이라지만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전혀 뻔하지 않았기에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모든 배우님들의 연기 역시 인상적이었는데요,특히 [무법 변호사] 말고는 이준기 배우님이 출연하신 작품을 본 적이 없었는데이 작품을 보고 [개와 늑대의 시간]이나 [일지매] 같은 전작들도 다시 보게 되었을 정도로 임팩트가 컸습니다.

 

작품 자체가 보면서 긴장되고 심장이 쫄리고 하는 부분들도 있지만, 드라마적인 요소들도 많아서 볼 때마다 말 그대로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을 들게 하는 작품입니다.

 

 

3. 괴물

출처: JTBC

JTBC 드라마

연출: 심나연

극본: 김수진

출연:  신하균, 여진구 외

 

최근 방영한 드라마인데다 굵직한 상들도 많이 수상해서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이름일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 역시 방영 당시가 아니라 종영 후 한꺼번에 몰아봤었는데, 개인적으로 여진구 님의 연기가 인상이 깊었습니다. 물론 다른 배역을 맡으신 연기자분들 모두 흠잡을 곳 없는 연기력이지만, [왕이 된 남자]나 [다시 만난 세계]를 시청했던 입장에서 이 작품에서는 또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서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화이] 성인 버전...?

 

역시 스토리 전개, 기승전결 완벽하구요, 인물 관계도 역시 굉장히 흥미진진합니다.

배경은 전형적인 한국 느낌인데도 가끔씩 미드 같은 분위기가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요,

간간이 보이는 인물들 간 텐션 때문에 그랬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장르가 그런 것도 있고, 담고 있는 메세지도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감정소모가 상당한 편입니다. 

저는 좀 무딘 편이라 쭉 정주행했지만, 그런 저한테도 여운이 꽤 오래 갈 정도로 임팩트가 큰 작품이니

시청하시기 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어제 도서관에서 대본집을 빌려 왔습니다.

몹시 기대됩니다.

 

 

 

 

조금 더 글을 길게 쓰고 싶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이대로 가다간 이번 달 안에 업로드를 못할 것 같아

우선 이만 줄입니다.

다음에 더 많은 추천작들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