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요즘 본 드라마

A군 2021. 12. 22. 02:02

올해가 가기 전에 글을 더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 게 며칠 전인데

벌써 다음 글로 돌아왔습니다....

줏대가 없어도 너무 없네요.

 

사실 이래저래 머리가 좀 복잡해서 글이라도 몇 자 쓰면 나아질까 싶어 쓰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웨이브(wavve) 이용권을 끊어서 드라마 몇 편을 쭉 봤는데, 

이미 한 번 본 드라마도 있고 새로 알게된 드라마도 있고 해서

후기라도 좀 써볼까 합니다.

제가 지금 전신이 귀차니즘에 잠식된 상황이라 다른 때처럼 

사진 첨부하고 이러진 못할 것 같구요,,

제목과 제 생각만 간단히 요약해서 써보겠습니다.

 

(참고로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이라 스포가 많습니다. 제목은 볼드체로 해두었으니

참고하여 읽어주세요.)

 

 

1. 20세기 소년소녀

 

한예슬 배우님과 김지석 배우님을 주연으로 하는 [20세기 소년소녀]입니다.

예전에 이미 정주행을 했던 드라마인데

내용이 가물가물하기도 했고 로코라 가볍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시 보게 됐습니다.

 

저는 일전에도 말씀드렸듯이 같은 작품을 정말 웬만해서는 두번 이상 보지 않는데요,

가끔 예외적인 작품들이 있습니다.

문득 생각이 나서 정주행까지는 아니더라도 클립을 찾아보게 되는 작품들이요.

대부분 로맨스가 주가 되는 드라마가 그런 것 같습니다.

추리물이나 스릴러 등등의 작품들은 아무래도 이미 반전과 결말을 안 이상 긴장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되니까요.

 

어쨌든 그런 성향 때문에 드라마를 끝까지 봤더라도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케이스가 대다수라

저는 작품을 기억할 때 어떤 장면이 인상깊었다거나 하는 것보다 제목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분위기나 느낌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웨이브에 접속해서 [20세기 소년소녀] 제목을 딱 봤을 때 과거의 기억이 좋아서였는지 홀린 듯이 보기 시작했는데,

다행히도 저의 예상에 상응할만큼 기분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로맨스라는 장르를 다른 장르만큼, 아니 어쩌면 보다 더 좋아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 어떤 주제보다 흥미롭고 강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고 물으신다면... 아직 제가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라서 그럴 수도 있고,

사실 제가 진정한 사랑을 맹신하는 운명론자라서 그런 걸수도 있겠습니다.

 

아,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사랑이란 단어 안에는 다양한 형태의 감정들이 있습니다.

가족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 성애적인 사랑(올바른 표현일지 모르겠습니다. 이성 간의 사랑이라 하기에는 너무

바운더리를 한정 짓는 것 같아서 선택한 단어인데, 불편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기타 등등

사람마다 맺는 관계와 따라오는 감정은 모두 다르니까요.

모든 종류의 사랑은 위대하지만, 제가 말하는 '로맨스'는 연인 간의 사랑을 다루는 작품들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물론 안 중요한 장르가 없겠지만, 특히 로맨스에서 중요한 것은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작가님이 설정하신 인물의 배경이나 연기하시는 배우님의 외향만이 아니라,

작품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의 합이 구축하는 인물 하나하나의 매력이 돋보야야

훌륭한 로맨스가 되는 게 아닐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요.

달리 말하면 로맨스라는 장르에서는 단순히 누가 누구와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한다는 전개만이 아니라

그 일련의 과정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마음과 입장이 충분히 납득이 되면서도 보는 게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개성(매력?) 역시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20세기 소년소녀]는 참 좋은 로코입니다.

솔직히, 빈말로라도 현실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는 못하겠습니다.

설정 자체부터가 유명 배우와 애널리스트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인데다가

알고보니 여자 주인공이 정말 좋아하던 아이돌이 남자 주인공의 형이더라....는 내용이니까요.

(자세한 스포는 삼가하겠지만 뒤에 밝혀지는 가족사도 그리 흔한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봅니다.

1%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 저한테 일어나진 않겠죠.

 

그럼에도, 오히려 그래서, 주인공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조금은 신기하기도 합니다.

드라마란 어디까지나 창작의 영역이지만 가끔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설정은 작품의 이입을 방해하기도 하거든요.

그러나 한예슬 배우님이 연기하신 '사진진', 김지석 배우님의 '공지원'을 비롯한 인물들이

만약 그 어려운 확률을 뚫고 이런 상황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이런 모습이겠다 싶을 정도로

살아 움직이는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본과 배우님들, 그리고 연출의 힘이겠죠.

설레기도, 마음이 아프기도, 떨리기도, 공감되기도 하는 요소들이 드라마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연기는 물론이거니와 대사와 색감, 구도를 비롯한 연출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좋은 작품이 탄생한 것 같습니다.

 

덧붙여 [20세기 소년소녀]는 단순히 로코로서의 메리트만을 갖춘 작품은 아닙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개개인들의 이야기 등

'빨리 둘이 사귀었으면 좋겠다'나 '주인공은 언제 나와' 같은 생각이 작품을 보는 내내

들지 않게 하는 부가적인 이야기들 역시 제가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후반부에 사진진의 아버지가 딸(언니)에게 쪽지로 전달한 '다음에는 따뜻하게 먹자구나'라는 대사가 참 

인상깊었습니다.

 

이쯤에서 내용을 톺아보니 호평 일색이네요.

모든 작품이 그렇듯, 이 작품 역시 아쉬웠던 부분이 전무하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작품이 어디 있겠습니까.

어쨌든 저에게는 설렘과 울림을 주었으니 좋은 드라마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오늘은 아쉬운 소리는 하고 싶지 않아서...)

여러분도 볼만한 로코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한 번쯤 시도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이판사판

 

박은빈 배우님, 연우진 배우님 주연의 [이판사판]이라는 작품입니다.

클립으로만 몇 번 접하다 역시 웨이브에 있어 끝까지 보게 된 드라마인데요,

사실 글을 쓰기 전에 나무위키를 한 번 읽고 왔는데 생각보다 평이 별로였다는 내용이 있더라구요.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법조계나 관련 분야에 문외한인 저조차도 이게 가능한가,,,? 싶은 부분들이 몇 있었거든요.

특정 직업군, 특히 기존 드라마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던 판사라는 직업을 조명하는 작품이었던만큼 고증이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극중 도진명 내외가 조금 미화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 명은 미성년자 성폭행에 한 명은 살인으로 구속된 설정인데

마지막화에 이르러서는 뭔가 그들도 부모고 사람이었다..? 라고 작품이 외쳐대는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좀 이상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박은빈 배우님과 유명희라는 인물이었습니다.

박은빈 배우님이 아역 배우로 활동하셨을 때의 저는 너무 어렸어서

제가 처음 작품으로 뵙게 된 건 [청춘시대]가 처음이었는데,

그때와 상당히 다른 느낌의 배역이었음에도 전혀 이질감 없이 연기를 해주셔서 좀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건 좀 딴 얘긴데, 눈이 너무 맑으시더라구요.

눈물이 맺히는 연기를 하시는데 순간 한지민 배우님이나 [태양의 후예]에서의 송혜교 배우님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유명희. 참 입체적인 인물이죠.

인물 자체도 잘 짜여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구속되어 수감되는 그 과정이 저는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의현 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유명희의 계획을 사전에 파악하고

법에 따라 판결을 한다는 시나리오가 너무 좋더라구요.

유명희가 그대로 본인에게 직접 사형을 선고하고 죽는 엔딩이었으면 조금은 식상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도 오글거리지 않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희는 참 모순적인 인물입니다. 모든 인간이 그렇다지만,

사람을 죽여 무고한 목격자에게 누명을 씌워놓고 자책감에 스스로를 자해하면서까지 고통스러워하다

종국에는 누명을 쓴 인물의 여동생을 판사로 키워 자신을 쫓도록 합니다.

이게 유명희의 입장, 또 유명희의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뼛속부터 법조인, 끝까지 본인의 소신을 잃지는 않은 사람 뭐 이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러놓고 혼자 찔려서 본인 입맛대로 상황을 통제한

이기적인 인물이죠.

그런 인물에게 가장 적합한 엔딩을 선물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클립으로만 봤을 때는 약간의 스릴러를 곁들인 로맨스겠거니 했는데

(약간 [수상한 파트너] 같은 느낌일 것 같았습니다)

생각보다 사건의 비중이 크더라구요.

어찌보면 연출이나 전개가 전형적인 KBS드라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색감이요.)

그래도 생각해볼만한 주제를 계속 던져주는 드라마라서 루즈하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3.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이 드라마는 아직 끝까지 보진 못했습니다.

웨이브 오리지널이고, 코미디 장르의 작품입니다.

 

기본 시나리오는 사격 국가대표 출신의 이정은이라는 인물이 문체부 장관이 되어

일어나는 스토리에 대한 것인데, 생각보다 전개가 파격적입니다.

1화부터 화상 회의가 끝난 후 카메라를 미처 끄지 못하고 민망한 행동(...)을 하다 경질된 인물의

이야기가 나오니까요.

대사도 그렇고 수위가 생각보다 센 편입니다.

그렇다고 막 단어 선택이 노골적이라기보단 작품 전체가 좀 매운맛이라고 할까요.

딱 '한국식 정치 시트콤'이라고 정리할만한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볼 생각이 없었는데, 피드에 계속 떠서 눈길이 가기도 했고

캐스팅이 신기한 조합이라 느껴져 보게 된 것도 큽니다.

위의 [이판사판]에도 나오셨던 배해선 배우님과

최근 [마이네임]으로 더욱 핫한 이학주 배우님을 비롯해서

김성령 배우님([너도 인간이니]도 찔끔 보고 있습니다), 백현진 배우님([악마판사]에서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등

한 번 쯤은 볼만 하겠다 싶어 시작했습니다.

 

뭐 아직까지는 제대로 전개가 된 게 없어 크게 할 말은 없습니다만,

이런 주제의 드라마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해서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웨이브 오리지널인만큼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기도 하구요.

(웨이브 바이럴 아닙니다....)

만약 끝까지 보게 된다면 더 자세한 후기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뒷심이 딸려서 밑으로 내려올수록 분량이 짧아지네요.

아무래도 오늘 책상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나 봅니다.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로 하고, 기회가 된다면 다음 후기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처럼 빠른 시일 내에 찾아오게 될지도...?

 

너무 아무 생각 없이 쓴 글이라 후기라 하기에도 민망해 그냥 '일상' 카테고리로 분류해 두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